강현석 임차인 '로스태쉬'





STORY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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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단로 10길에 고소한 로스팅 냄새를 따라가다 보면

검은색 간판에 하얀색 수염이 그려 있는 로스태쉬를 발견하게 된다."


- 로스태시 -



이태원 커피맛집으로 유명한 로스태쉬



‘맛’ 보는 것을 즐기다가 이태원 카페 창업까지, 로스태쉬의 강현석 대표는 어떻게 이 길에 들어서게 되었을까?



새로운 것에 늘 호기심이 많고 도전 욕심이 강했던 강현석 대표는 불현듯 대학교를 그만두고 베트남으로 무작정 떠났다. 어쩌다보니 베트남 여행사에 취직하게 되었고 1년 반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가지 문화를 접하게 되었다. 무엇을 해야할지, 뭘 먹고 살아야할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었지만 매번 새로운 일들이 넘쳐나는 타지에서의 생활은 또 다른 꿈을 꾸게 해주었다.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이번엔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신청했다. 영어를 그렇게 잘하진 못했지만 베트남에서의 경험으로 뭐든 부딪히면 할 수 있다는 믿음은 있었다고. 무모해 보이는 도전도 착실히 임하다 보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일찍 깨달은 것은 어쩌면 강현석 대표의 경쟁력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가 대부분 그렇듯 호텔에서 일하며 잡다한 일은 도맡아 했다. 경험은 또 다른 경험의 자산이 된다. 호주 호텔 업무 경험을 살려 여러 나라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일을 하며 세계를 여행했다. 다양한 나라의 문화와 음식을 눈과 입에 차곡차곡 담았다. 이제까지의 모든 경험이 그러하듯 이 모든 것은 본인의 자산이 될 것이라 굳게 믿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일은 일어났다.



한국에 돌아와서 당시 게스트하우스가 지금처럼 익숙해지지 않았을 때 외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홍대에 게스트하우스를 차렸다. 물론, 희소성인데다가 외국인들이 많은 지역이었기에 결과는 대성공. 몇 년 후 게스트하우스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자 이번엔 다른 것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바로 맥주 양조였다. 맥주를 직접 만들어 파는 것.



“맛 보는 것은 어렸을 적부터 늘 좋아했던 것 같아요. 어느 나라를 가도 맛있다고 하는 건 다 먹어봤어요. 맛있는 것을 먹으면 정말 행복하잖아요”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이태원에서 미국계 독일인인 친구와 맥주를 양조하여 타파스와 같이 팔았다. 강현석 대표의 두번째 사업이다. 역시나 성공적이었고 가게는 평탄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제가 커피를 팔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맛있는 커피가 있다고 사실 믿지도 않았거든요”(웃음)



그러던 어느 날 본인과 같이 커피는 입에도 못 대던 친구가 커피를 마시러 가자고 매일 같이 찾아왔단다. 정말 순수한 의미로 진짜 맛있는 커피가 있다는 것을 강현석 대표에게 알려주고 싶었단다.



“이 친구가 분명 커피를 못 마시던 친구였는데..미쳤나라고 생각했죠”



커피에는 관심도 없었지만 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 따라간 곳은 직접 원두를 로스팅하여 판매하는 작은 카페였다. 커피가 맛이 있어봤자 얼마나 맛이 있겠어. 다 똑같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며 첫 커피를 마셨을 때의 느낌을 잊지 못한다고


“정말 놀랬어요. 물론, 지금이야 로스팅 원두가 많지만 그땐 그런 문화도 생소했고 커피를 마셨을 때 입에 머금는 맛이 다르고 넘기는 맛이 다르다는 것이 꽤나 충격적이었거든요.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로스팅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도서관에서 로스팅과 관련된 모든 서적을 읽을 정도로 원두에 심취한 강현석 대표는 취미 삼아 집에서 로스팅을 시작해보았다고. 밤을 새며 로스팅의 경험을 쌓아서 언젠가는 흡사 영화 속 연구소처럼 집 안 전체가 로스팅 연기로 가득 차기도 했단다.



“로스팅은 정말 흥미로워요. 어떤 지역인지, 무슨 품종인지, 볶는 시간은 얼마나 걸렸는지, 습도는? 환경은? 정말 미세한 그 차이에서도 수만가지의 맛이 나와요. 와인하고 비슷하다고 해야 할지…엄청 섬세하다고 해야할까요? 저는 그 부분이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아침, 밤, 낮으로 로스팅에 빠져있으니 기계 구입은 당연히 예상된 수순이었다. 그리고 로스팅을 좀 더 자유롭게 하기 위해 공방처럼 사용하려고 당시(2017년) 아무도 다니지 않았던 이태원 우사단로에 작은 상가를 구했다.



“술집을 정리하고 커피에 집중했어요. 처음에는 로스팅 공방처럼 운영했는데 맛도 봐야 하니까 드립기도 구입하고 그러다가 여기 커피 마셔본 분이 계속 찾으시고 커피맛이 입소문까지 나니까 하나하나 테이블 맞추고 의도치 않게(?) 로스태쉬 카페가 탄생하게 되었어요”



현재 로스태쉬는 대구지점에도 있다. 이태원 커피 맛집으로 유명해지면서 지점도 생기게 되었다고. 마치 침대도 과학이다의 모 회사 카피처럼 강현석 대표의 커피를 대하는 자세는 흡사 연구자와 같은 느낌이다. 아니, 연구자가 더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로스팅에 대해 이제 조금만 안 것 같아요. 알면 알수록 무한한 세계라고 해야할까요? 알 때까지 계속 해보는 수밖에 없는거에요. 해보고 정말 맛있는 맛이 나오면 손님에게 추천하죠. 손님이 정말 커피맛에 놀라고 맛있게 드실 때가 진짜 찐행복이에요. 이러니 욕심이 날 수 밖에요. 더더더 로스팅에 대해 알고 싶어요”



강 대표의 다음 목표는 로스팅 위주의 납품 사업을 구상 중에 있다고. 풍부하고 새로운 원두의 맛으로 많은

고객들의 오감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그의 목표다.


 


[로스태쉬 강현석 사장님은 이런 공간을 원해요]

"다음 공간도 지금의 로스태쉬랑 비슷한 골목 상권이었으면 좋겠어요. 사람이 다니지 않아도 은은한 커피양이 그윽해서 사람들이 그 향을 맡고 찾아올 듯한 그런 고즈넉한 곳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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