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준 임차인 '충무공'





STORY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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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컨셉이 확실하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 있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특히 망리단길, 경리단길처럼 상가들이 밀집해있는 곳에서

브랜드의 색깔을 전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핫 플레이스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카페,

그 안에서 한번 보면

잊지 못할 카페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땐 이 카페를 살펴보면 된다


- 충무공 -




브랜드의 컨셉이 확실하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 있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특히 망리단길, 경리단길처럼 상가들이 밀집해있는 곳에서 브랜드의 색깔을 전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핫 플레이스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카페, 그 안에서 한번 보면 잊지 못할 카페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땐 이 카페를 살펴보면 된다.

바로 잠실 송리단길의 충무공 커피이다.

“충무공은 우리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공간입니다. 잊고 살아가는 우리의 역사를 기억하고자 합니다”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보이는 이 문구를 보면 커피, 그것이 아무리 일상적이라 해도 이곳을 세운 이의 마음만큼은 결코 쉽지 않구나라는 마음이 든다. 충무공 이순신이라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를 이가 한 명도 없는 이순신 장군의 호를 카페 이름으로 쓴다는 것은 오히려 카페 이름으로는 반감이 일어날 정도로 위험한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의 자신감을 뜻하기도 하다.



들어가기 전부터 웅장하게 펄럭이는 깃발에서부터 예상을 했지만, 들어가 보니 경이롭기까지 하다. 충무공 그 이름 한 글자에 누를 끼치지 않으려는 마음이 진심으로 와닿기에 이미 눈은 이리저리 굴려 구경하기 바쁘다.


세상에 거북선의 카운터라니. 심지어 짙은 바다색의 벽과 천장, 바닥에 일렁이는 물결 효과. 카페인지 전시관인지 모를 정도의 무드에 말 그대로 ‘아, (컨셉이) 진정 장난이 아니구나’ 라고 깨닫는다.


브랜드의 컨셉이란 확실할수록 좋지만 확실한 캐릭터를 컨셉으로 기획한 경우에는 기대치가 높아서 혹여나 이보다 낮은, 또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또는 뻔한. 스타일의 카페일 경우 치명적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거북선 용머리의 브루잉 바와 그것이 ‘말이 되게’ 하는 주변의 미술들은 예상을 뒤엎고 그것을 넘어 ‘송리단길의 명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메뉴판도 일관된 컨셉을 유지한다. 충무공, 거북선, 한산도대첩, 백의종군 4가지의 원두는 당연히 그에 맞는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먼저, 충무공은 매우 뛰어난 품질과 스토리 등이 있어 그 이름에 걸맞는 커피를 선별하여 소개한다. 거북선은 실제 거북선을 보면 느껴지는 것처럼 개성이 분명한 커피를 취급한다.



세계 4대 해전으로 잘 알려진 한산도 대첩은 학익진 전술처럼 생두 생산의 과정에서 현대의 과학기술이 접목된 커피이다. 이순신 장군의 철학을 대표하는 백의종군은 말 그대로 기본에 충실하여 단맛과 고소함, 구조감이 매우 좋다.



메뉴를 고르는 손님들은 자신도 모르게 구글링을 한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이순신 장군이고 어디선가 들어봤을법한 메뉴들의 이름이지만 문득 궁금하여 각자 역사 공부에 들어가는 모습이 사뭇 흥미롭다.



이처럼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원두들이 이곳의 컨셉처럼 확실한 맛을 내는 커피들. 커피의 맛도 맛이지만 스토리까지 가미되니 더욱 풍미가 깊어진다.


어둡고 웅장했던 거북선의 브루잉바를 지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 들어오면 또 한번 예상을 뒤엎는다. ‘당연히’ 한국적인 한옥과 창호지가 있겠거니 생각했던 곳에 모던하고 현대적인 감각의 공간들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널찍한 창문에 돛이 연상되는 커튼 주름과 체인은 작은 디테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이질적이지 않는 공간에서 거북선에 와있는 느낌은 결코 놓치지 않는다. 수백 번의 고민, 아니 수도 없이 매일 고민한 흔적들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카페라는 공간에서 역사의 무게감을 전달하면서도 현대적인 공간으로 재해석한 시선이 과감하고 대단하다.


뿐만 아니라 벽면에 걸려있는 명나라 화가가 그린 정왜기공도병 (임진왜란 최후의 전투를 그린 병풍)과 이순진 장군이 난중일기 중 쓴 필사즉생 필생즉사를 보노라면 마치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는 박물관에 와있는 것 같은 착각까지 들 정도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왜 이순신일까.

대체 왜(이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충무공일까?



“전통적인 한국 컨텐츠를 시도해보고 싶음과 동시에 제가 성향상 일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웃음) 정확히는 정치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일본 정부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즘 한국에는 일본적인 느낌이 나는 매장들이 곳곳에 많이 생기죠. 외국인들이 왔을 때 우리나라를 돌아다니며 일본 같은 느낌을 받는 게 저는 싫었어요. 그에 맞는 경각심을 가지고자 ‘충무공 이순신’ 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숙연한 마음이 들 정도로 한국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그것이 저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다양한 한국적인 색깔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순신 장군이라는 모델, 그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 거북선까지 모두 표현하고 싶었고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곳이 카페 ‘충무공’입니다.”



충무공은 6월6일 현충일에는 오후 6시에 6분까지 6분동안, 8월 15일 광복절에는 오후8시에 15분까지 15분동안 카페의 조도를 낮추고 음악 없이 국가의 날을 기린다.



충무공 카페의 컨셉을 완성시키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름을 내건 만큼 그에 맞는 ‘사명감’을 잊지 않는다. 컨셉 전쟁이라 할 정도로 각양각색의 다양한 카페들이 선보이고 있지만 ‘내적 컨셉’까지 일관성을 갖추기란 정말 쉽지 않다. 그리고 그것이 경쟁이 심한 이 핫플레이스 ‘송리단길’에서 이곳을 명소로 만들어준다.



강현준 사장님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충무공 카페를 시작으로 로스터기부터 브루잉바까지 24시간 개방되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