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임차인 '제이엘리'





STORY #11

/

"제이엘리가 선사하는 이탈리안 요리에는 한국이 담겨있다."


리조또를 먹을 때 약주가 어울리고 파스타를 먹을 때 전통주가 끌린다

김정호 쉐프가 말했던 문화의 융합이 입 안에서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 제이엘리 -




‘서촌’은 경복궁 서쪽에 있는 마을을 일컫는 별칭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인왕산 동쪽과 경복궁 서쪽 사이, 청운효자동과 사직동 일대를 뜻한다. 관광 명소로 유명세를 탄 북촌과 달리 서촌 골목은 친절하지 않다. 이정표가 없어 골목과 골목 사이에서 길을 잃기 일쑤. 그래도 서촌 골목은 으리으리한 한옥이 모여 있는 북촌보다 낯이 익다.



실핏줄처럼 이어진 골목을 돌아 세월을 덧댄 개량 한옥을 만나면 어릴 적 살던 동네가 떠오른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나와 효자로를 건너 거미줄처럼 연결된 골목을 따라 이야기를 찾아 나선다.[네이버 지식백과] 경복궁 서쪽마을 '서촌' - 정감 어린 옛 골목길 그대로 간직 (소읍기행, 이윤정, 경향신문)



빌딩숲에서도 확연히 보이는 경복궁은 기업들의 빌딩들이 제아무리 높다 한들 그 기세를 가릴 수 없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걸으면 북촌, 서쪽으로 가면 서촌이라 칭한다.



북촌이 특유의 예술적 정취로 갤러리와 카페가 밀집해가며 몇 해전부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동네라면 서촌은 이보다는 좀 뒤늦지만 정감 있는 한옥들과 함께 골목골목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나라의 문화, 정감 있는 분위기로 최근 많은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향하고 있다.



오늘 찾아간 곳은 서촌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제이엘리’ 이다. 경복궁역에서 4분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제이엘리’는 서촌의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단독건물로 되어 있는 이 곳은 입술 기와를 이용한 외관과 나무를 사용해 한옥과 같은 내부 인테리어로 서촌의 정취를 담았다. 포털 사이트에서 ‘제이엘리’를 검색해보면 각양각색의 맛에 대한 감탄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예상할 수 있는 이탈리안 요리인데도 한국이 떠오르는 맛’이라는 평이 인상적이다..


‘제이엘리’의 김정호 쉐프는 미국 뉴욕 CIA에서 AOS 과정을 공부하고 미슐랭 아메리칸 레스토랑인 그래머시 태번(Gramercy Tavern)과 프렌치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아이피오리 (Ai Fiori)에서 수 년간 경력을 쌓았다.

“미국은 정말 멜팅 팟이었어요. 미국은 전통음식 이라는 것이 뚜렷하게 없지만 다양한 문화와 음식들이 들어와 그것이 결국 ‘미국답게’ 만들어졌거든요. 시간이 흐르며 그것이 전통이 되었구요. 결국 모든 음식을 미국식으로 해석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면 그게 바로 미국식이 되는 거죠. 문화의 융합과 재해석, 그리고 정착이 되고 시간이 흐르며 전통이 되는 것들에 대해 감동을 받았고 이런 문화를 한국에서도 하고 싶었습니다.”


*멜팅팟 : 인종 문화 등 여러 요소가 하나로 융합 동화되는 현상. '인종의 용광로'라고도 한다.흔히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이민사회의 현실을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최근에는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해 여러 문화를 하나로 용해(멜팅)하지 않고 각각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강하다.따라서 용어도 '샐러드 볼(Salad Bowl)'로 바꿔 부르기도 한다. [네이버 국어사전 중]


실제로 제이엘리의 메뉴판을 보면 분명히 아는 메뉴인데도 호기심이 샘솟는다. 이탈리안 요리에 한국이 담겨있다. 그래서 그런지 리조또를 먹을 때 약주가 어울리고 파스타를 먹을 때 전통주가 끌린다. 그가 말했던 문화의 융합이 입 안에서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배운 것들과 그 동안의 많은 경험들을 토대로 기존의 요리들을 재해석하고 융합하고 또는 색다르게 표현하며 제 방식대로 해석해서 만들었어요. 어떻게 해야 제 요리를 먹는 사람들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전통주와는 어떻게 어울리는지 고민하여 신중하게 제이엘리의 스타일로 변형합니다.”

맛은 물론이거니와 김정호 사장이 또 한가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바로 ‘서비스’이다. 김정호 쉐프는 제이엘리를 찾는 고객들이 최대한 시간과 비용이 아깝지 않은 순간을 보내지 않길 바란다.



“저는 이 일을 하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의식주 중 음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다고 생각해요. 요리로 느낄 수 있는 행복감이 정말 크잖아요. 처음 이 일을 선택한 이유도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제 요리를 먹었을 때 행복해하는 모습이 정말 좋았거든요. 음식으로 전할 수 있는 모든 행복을 전할 수 있으면 정말 저야말로 행복하죠”


그래서일까. 김정호 쉐프는 요리를 통한 다양한 봉사활동 참여를 하고 있다. 김장철이면 김치를 담구는 자원봉사를 하고 팝업 쉐어 키친으로 젊은 셰프들에게 요리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상생 상회의 농수산물을 통한 요리를 만들어 많은 이들에게 지역의 신선한 농수산물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왔다.



김정호 쉐프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짧은 시간에 서촌 맛집으로 등극(?)한 그는 이제 시작이라며

다른 공간에서의 새로운 도약을 다시 한번 꿈꾼다.

“저만의 브랜드를 더 가지고 싶어요. 외식 R&D 나 신규 창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외식업은 복지와 급여가 좋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외식업에 연계된 다양한 산업군을 개발하고 그에 대한 가치를 높이고 싶습니다.”



간판에 있는 오방색의 젤리가 친절하고 다정한 김정호 쉐프와 닮아있다. 모든 경험에는 의미가 있다. 쉐프님의 건강한 한걸음 한걸음이 그가 원하는 곳에 닿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