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엽, 황은지 임차인 '도피'





STORY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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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기 좋은 곳, 도피"


- dopy -





망리단 길을 벗어난 본체 망원동.


시끌벅적한 망리단 길을 뒤로하고 망리단 길의 외곽으로 나있는 길과 주택가를 가로질러 가는 골목골목을 걷다 보면 크고 작은 가게들이 드문드문 있다. 아이들 웃음소리에 이끌려 시선이 돌아간다. 널찍한 공원에 놀이터와 팔각정 그리고 울창한 나무들이 여름을 만끽하고 있다.




뜨거운 햇살에 비쳐 이 더위를 식히고 싶을 때 바로 앞 Dopy (도피) 가 눈에 띈다. 차가운 음료와 쿠키를 주문하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통유리 바깥의 놀이터가 있는 공원과 멍~ 때리면서 마주 본다.



“도피라는 이름을 짓게 된 이유는 어느 날, 일을 하다가 갑자기 도피를 하고 싶은 거예요. 그러다 의식의 흐름대로 구글에 도피를 쳐봤어요. Dopy도 왠지 영어 뜻이 있을 것 같아서요. 찾아봤더니 ‘멍 때리다’라는 뜻이 있더라고요. 한국어로는 어떠한 곳에서 도망하여 몸을 피하거나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일에서 몸을 사려 빠져나간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둘 다의 의미가 좋아서 도피로 지었어요. 모두들 도피하고 싶을 때가 한 번씩은 있잖아요. 그곳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그냥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는 곳이 필요할 때 그런 도피처가 되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도피로 지은 거죠."



사람들은 간혹 도피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도피를 해서 또 내가 싸워나가야 하는 것들을 대비해 힘을 비축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도피’는 살아가면서 중요한 행동이고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사람들은 그런 도피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자신이 언제 휴식이 필요한지, 언제 에너지가 떨어졌는지를 잘 알고 대처한다. 바쁜 생활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했던 사람들이 자신에게 처방을 내리면서 도피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 아닐까?



그럴 때 필요한 도피처로 이곳 도피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도피할 때 필수품은 바로 간식이다. 이곳은 다양한 종류의 디저트들이 있다. 대파 치즈 스콘, 로투스 쿠키 쑥 쿠키, 오레오 쿠키, 클래식 쿠키, 레몬 케이크, 바스크 치즈 케이크. 초코 나무숲 머핀 등 다양한 제과들이 있고 매일 라인업이 바뀐다.



도피는 맛있는 음료도 빼놓을 수 없는데, 커피를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도 다양한 음료를 즐길 수 있다.복숭아 주스, 청포도 케일 주스, 수박 주스며 밀크 티, 흑임자 라테 까지! 다양한 맛으로 입을 즐겁게 한다.



“메뉴 개발을 위해서 많은 카페를 다녀봤어요. 그리고 저희가 한식을 좋아해서 저희가 좋아하는 것들을 접목해봤죠. 대파 치즈 스콘이 대표적인 예에요. 치즈 스콘이 어딜 가나 인기가 있잖아요. 저희는 왠지 대파를 넣으면 맛있을 것 같아서 접목해봤더니 이게 웬걸 너무 맛있는 거예요. 치즈 스콘의 느끼함을 딱 잡아줘서 먹어도 먹어도 계속 들어가더라고요. 그래서 야심 차게 메뉴로 내놓아봤더니 인기가 상당히 많았어요. 매일 품절 상태입니다. 이렇듯 앞으로도 메뉴 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을 거예요!”



이 디저트와 음료들이 도피를 즐기 수 있는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또 하나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은 통유리를 통해 보는 바로 앞의 공원이다.



놀이터가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고, 망원동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정자 그늘에 앉아 쉬다 가시는가 하면, 바람결에 살랑이는 큼직한 나무들의 나뭇잎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바람결에 나무들이 스치는 소리들. 그런 소리를 들으며 입으로 맛보는 음료와 디저트, 동시에 바라보는 유리창 건너의 쉼터.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멍’때리게 한다.

“이 자리를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서울에서 이런 누구나 올 수 있는 작은 공원을 마주하는 상가는 좀 드물다고 생각했거든요. 식물이 많은 것도 마음에 들고, 공원과 쉼터가 있어 이곳에 자리가 나자마자 바로 계약을 했습니다. 도피는 이름에 걸맞게 유동인구가 많은 곳보다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곳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Q. ‘도피’만의 경영방식은 무엇인가요?

“도피는 멍 때리며 충분히 휴식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가게의 분위기가 무거우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어느 카페는 힙한 분위기가 나고 어느 카페는 전문적인 분위기, 다른 카페는 쿨한 분위기 등 특정한 분위기가 짙게 나듯이 저희 카페는 놀이터 맞은편에 걸맞게 가벼운 즐거움의 분위기를 추구하고 있어요. 그래서 일을 즐겁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즐겁게 일해야 즐거운 분위기가 조성되고 무겁지 않고 라이트 한 분위기에 백색 소음처럼 편히 멍 때리실 수 있게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저희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놓은 공간인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아직 초보 사장인데 저희 공간을 좋아해 주시고 보고 찾아와 주시는 고객님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에요. 더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레시피를 연구 중에 있어요. 앞으로 신 메뉴가 나올 때마다 많이 찾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ㅎ”



 


[윤선엽, 황은지 임차인은 이런 공간을 원해요]

"다른 동네에도 '도피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다른 동네에 오픈하게 된다면 이곳과 비슷한 공원 근처의 동네 분들이 오가는 한적한 골목에 있는 상가였으면 좋겠습니다. 볕이 잘 들면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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